얇은 실이 뭉쳐져 솜이 된 것은 내가 보고 싶은 감각에 가깝게 다가간다. 문득 찾아오는 불안으로부터 잠재울 수 있는 포근한 감각인 듯하다. 나는 그 포근함을 거품 섬에서 나누고 싶었다. 거품 섬에는 생명체들이 곳곳에서 각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 중 뭉치 꽃은 거품이 부풀었다가 흘러내린 이슬 속에서 포근한 감각을 머금고 피어난다. 줄기를 보자. 동글동글 엮여있는 투명한 하늘 빛. 줄기를 구부려 보자. 유연한 줄기의 상태 덕분에 섬의 어느 곳에서라도 생명을 다하고 있다. 줄기 위를 올라가보자. 줄기 위에 피어있는 보송한 솜. 뭉쳐지기 전, 얇은 한 올 한 올 가녀린 실, 거품 섬의 바람과 숨들을 마시며 솜들은 뭉쳐진다. 거품 섬 안에서 나오는 기운은 얇은 가녀린 실을 포근하게 부풀린다. 하얗고 파란 풍경을 두른 뭉치 꽃은 아무일 없다는 듯이 여전히 포근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