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가 칸과 내부, 그리고 흐름을 디자인할 때 그 과정에는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만화` 매체에 축적되어온 내용과 형식이 반영된다. 만화의 역사가 만화에 녹아드는 이런 과정 자체가 곧 만화의 형태가 된다면? 더 나아가 만화가의 창작 과정. 즉 아이데이션과 구상, 연필 스케치, 잉킹, 인쇄, 제본 등의 모든 과정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인과 관계가 뒤집힌다면? 그러면 어떤 만화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그간 4칸 만화를 만들 때 조금씩 해오던 것이었지만, 이번 만화책에서는 오직 1권뿐인 책을 만든다는 전제 하에 콜라주라는 기법을 빌어서 마음껏 해보았다. 더 세련된 형태로 이 기획이 형태화 될 수 있는 시발점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