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은 ‘동양 회화’ 에서 사물들이 유사 - 인물적으로 드러나는 방식을 동시대 시간성 안에서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지 고민하며 <소녀사천왕 시리즈> 작업을 시작하였다. 그는 한지나 비단, 먹 등의 전통 재료로 하여 불교의 수호신 사천왕을 현대 소녀 캐릭터의 모습으로 표현한 <소녀사천왕> 은 기존의 사천왕이 가지고 있는 상징과 의미 위에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의미를 얹으며 그려나간다. 가령,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굽어본다는 의미의 이름을 가진 서쪽의 사천왕 광목천 廣目天 은 자극적인 현대 서울에서 에너지가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다닌다는 설정이다. 그에게 이러한 작업으로 전통 회화와 자기파생적 조형 사이의 관계를 가늠해 보는 것은 큰 유희이기도 하지만, 미술의 형식 안에서 드러내고픈 것은 결국 '마음'이라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