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디지털 이미지와 회화 매체 사이를 번역하는 과정에 관심이 있다. 특히 그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물질적, 미학적 재맥락화를 주제로 삼고 있다. 이는 산책하며 별을 보는 취미에서 비롯되었다. 하늘에 떠 있는 별과 디지털 디바이스 속 이미지는 닮아 있다. 둘 다 자신의 실체를 간직하면서도 약간의 시각 정보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실은 비밀 속에 묻어 둔 채 빛나고 있다. 우리는 이 빛을 채집하여 과거와 미래의 모습을 현재로 불러온다. 수억 광년 떨어진 별에서 나오는 빛을 관찰하고, 기록된 영상을 다시 불러와 화면 속에서 재생시킨다. 나는 다양한 시간성을 내뿜는 빛의 신호를 채집하고 정리하여 회화로 남긴다.